늙은 부모 설자리
부모가 늙어지면 자식도 부모 모시길 꺼린다
아들이 결혼한지 10년만에 수도권에 아파트
하나 장만했다 한번 올라오세요 해서 갔다
시골이야 지저분한 살림살이지만
이곳아들집은 30평이 훨씬 더되어뵈는
깔끔하고 애미가 보기에도 이런곳에 살았으면...
부모가 올라오니 아들놈이 반기며 인사를 한다.
얘야 집이 참좋구나.
이애비도 여기서 살면 안되니 허슬스레 던진소리
아들이 선뜩 대답을 못합니다
아들놈은 우리눈치며 제마누라 눈치보랴
안절부절 합니다.
저놈이 마누라한 테 꽉 잡혀가지고
꼼짝을 못하고 말한마디 제대로 결정못한다는
그런소리할까 어머니 옆에서 가로왈
여보! 난 이런 새장 같은 아파트에선 못살아
난 그냥 시골이좋아..
하며늙은 애비손 잡아끌며 시골 뻐스에 몸을 싣는다.
진달래피고 산까치울고 뒷산 뻐꾸기친구하고
나죽을 때까지 보리내음 맡으며
이리 살다 죽을 란다.
엄마도 사실 힘든 시골 생활이 싫지만
지금 세상에 자식 집에끼어들어 산다는 것이
어디 쉬운가
이눈치 저눈치 가 우리늙은이 잡지않나.
그래서 죽을때 죽더라도 나는 내놀던 물이 좋은겨
요즘 애들은 하나같이 늙은이는 짐이여...
세월이 그렇게 만들잖여
내새끼는 그렇다치고 대학나온 며느리가
우리가 이래라 저래라 하면 듣겠어
모처럼 조상 젯상에도 돈으로 해결하려는 판인데...
며느리가어디 부모보고 시집왔나 아들 보고 왔지
아나로그가 돼지털을 어이 쫒아 잡을겨
나이들어 살다보면 만만 한 건 당신 뿐이라오
자식한테 뭐라카면 그냥 알았어요
그게 전부인데 거기다 뭔말을 혀..!
손자새끼도 용돈 줄때만 좋아하지
이제 당신내일좀 거드소
어서 세탁기에 빨래 넣고 방청소좀 하구려
나는 밥지을테니..
알았어 내당신 시키는 대로 할끼다.
얼굴 쳐다보면 쭈구렁 바가지 할망구입니다.
그옛날 신혼에 애틋한 사랑스런
모습으로 나를 쳐다보는 아내
내저런 아내를 두고 어이죽을까.
이리늙어도 마음은
이래서 청춘이랬나.
모셔온글
2012.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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