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 /산사랑
아침에 일어나면 개운하기보다
살아온 만큼
말로 할 수 없는 쑤셔오는 삭신
습관처럼 몸에 밴 미소로
찌뿌듯 한 몸 추스르며
혈압약부터 챙긴다
목에 차 오르는 설음에 눈물
슬퍼도 웃음으로 삭히고
살림살이는 늘 가까운 곳만 바라보는
가난이란 황무지 들녘
다 닳아빠진 괭이자루
살아온 인연에 반평생
힘든 발걸음 무지렁이 연장 들고
지금도 무거운 짐 내려놓지 못하는
주둥이만 살아있는 마음속에 꿈
황혼이기웃거리며 다시 손짓하는 기회
꿈에짓푸름은 사라졌지만
욕심보다 비움에 깊고 울창한 숲을
천천히 한 거름씩 내딛는다
지금까지 못 다했던
꼭 해야 할 간절한 사랑을
가슴에 담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