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향 옛집/산사랑
고드름 주렁주렁 열린 처마 끝
찬바람이 검정고무신과
시린 볼 때 귀를 스치며
누런 콧물이 소매에 흐른다
봉당 탕약냄새가 싸릿문앞에
코끝을 자극한다
평소 지병이 있으신 엄마다
고개 넘어 돌팔이 의사를
찾아 가는것이
일상으로 되었지
집안에는 한약 내음이
초가삼간을 서리서리
싫지 않은 쌉쌉쓸한 내음이다
봉당 질화로 참 숯불에 얹혀
필사(必死)에 아이 입김으로 끓어오른다
콧물 눈물로 범벅이 된
고사리손에 들려있는 탕약
누워 계신 그모습 간곳없고
철없이 바쳐들던 송그르 맺힌 눈물
지금 그리움이
누워서 당신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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