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삿갓(김병연)/산사랑
순조 7년 3월에 울음 터트려
조부는 선천 부사(익순)
권세가 하늘을 찌르네
홍경래 난을 평정(平靜)하지 못하고
투항 하여 폐족 되니
모친이 은신 생활 화전민이 되었네
유년에 조부 행적 알 리 없는
영특한 둘째 아들(병연) 글방 공부시켰네
나이스물 과거시험 백일장에
홍경래 난 주제
가산군수 충절 찬양 김익순 조롱하는
향시(鄕試)에 급제했네
이 소식에 어머니 모든 사실 들려주니
조상을 욕보인 죄 하늘 볼 수 없군 아
벼슬길 포기하고 삿갓을 눌러쓰니
고향을 물어도 이름을 물어도
그저 방랑시인 김삿갓 이오
전국을 누비며 발길 닿는 곳마다
그에 해학 넘쳐나니
거들거리는 양반
거짓으로 포장한 훈장에 몰골
정에 굶주린 기생
초근목피 허덕이는 가난한 농민
수탈을 일삼는 벼슬아치
그가 보는 모든 것은 가식이고 위선일세
현실을 풍자 해학으로 읊조렸지만
달인에 경지에 이른 그 이름 김삿갓
평생 발길 닿는대로 살았지만
어머니 그리움 어이 떨칠수 있나
친정살이 소식 듣고 찾아갔지만
죽었다는 소식 듣고 외갓집 먼발치로
발길 돌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