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산사랑
자식새끼 짝 찾아 나갈 적에
앓던 이가 빠진 듯
후련하다 좋아하시던 당신
없는 살림에 식구 하나 줄어서
좋아하시는 줄만 알았습니다
깊은 밤잠 못 이루며
뒤척이는 모습이 나이 들어
찾아오는 불면증인 줄만
알았습니다
홀로 사는 옛집에
누추한 집이 안쓰러워
남은 여생 편히 지내시라고
집수리를 하는 자식 앞에
돈이 썩었나 보다
불만스러운 말 한마디가
못마땅해하는 줄만 알았습니다
엄동설한 스웨터 한벌사다준옷
입지 않고
장롱에 곱게 모셔두며
옷 많은데 쓸데없는 짓
하지 말거라
하시던 어머니
이 자식이 넘어보지 못한 자식사랑인 줄
미처 몰랐습니다
맘에 없는 한마디가
주린 배 물 한 사발로 버티던 보릿고개
얼마나 힘이 들었어나요
오늘도 이 자식 당신 가슴에
커다란 대못을 박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