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와글

어머니

마금봉 2021. 3. 16.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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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산사랑 자식새끼 짝 찾아 나갈 적에 앓던 이가 빠진 듯 후련하다 좋아하시던 당신 없는 살림에 식구 하나 줄어서 좋아하시는 줄만 알았습니다 깊은 밤잠 못 이루며 뒤척이는 모습이 나이 들어 찾아오는 불면증인 줄만 알았습니다 홀로 사는 옛집에 누추한 집이 안쓰러워 남은 여생 편히 지내시라고 집수리를 하는 자식 앞에 돈이 썩었나 보다 불만스러운 말 한마디가 못마땅해하는 줄만 알았습니다 엄동설한 스웨터 한벌사다준옷 입지 않고 장롱에 곱게 모셔두며 옷 많은데 쓸데없는 짓 하지 말거라 하시던 어머니 이 자식이 넘어보지 못한 자식사랑인 줄 미처 몰랐습니다 맘에 없는 한마디가 주린 배 물 한 사발로 버티던 보릿고개 얼마나 힘이 들었어나요 오늘도 이 자식 당신 가슴에 커다란 대못을 박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