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작품

비오는 날 카페에서

마금봉 2014. 11. 5. 19:17

                            

      ^^**비 오는 날 카페에서**^^
        
      언제나 그랬듯이 
      구석자리는 내 차지였지요 
      조용한 음악일수록 
      더욱더 짙게 
      내 가슴을 파고들고 
      난 펼쳐진 신문을 
      보는 둥 마는 둥 
      오로지... 그대 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오늘은 웬일인지 
      그대가 늦고 
      그럴 때면 내 마음은 
      한 자리에 못 있습니다 
      공연히 첫잔만 만지작
      거리며 온갖 걱정에 
      휩싸입니다 
      혹시 오다가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닐까 
      평소에는 꽤나 
      느긋한 편인 내가 
      그대에게만은 왜 이렇게 
      안절부절인지 모를 일입니다 
      주변에 있던 딴 손님들이 
      흘끔흘끔 쳐다봐도 
      어쩔 수 없습니다 
      난 어느덧 
      반 갑이나 남아 있던 
      담배를 다 피웠고 
      마지막 남은 한 개비를 
      비벼 끄고 있을 즈음, 
      누군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아아 그렇습니다 
      그대는 항상 소리없이 
      내게 나타났지요 
      소리없이 내게 다가와 
      내 마른 가슴을 
      적셔주곤 했지요 
      비 오는 날 카페에서... 
      글:이정하/옮긴이:竹 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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