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소식/산사랑
진눈깨비 흩날리며
처마 끝에 매달린 고드름
삯풍 소리에 흘리던 눈물 뚝 그친다
뒷산 청소라지 잡아다 군불 지핀
안방 아랫목 뜨끈하니
문풍지 구멍 서릿발도
이 또한 겨울 맛이라
덮고 있던 홑청 바람에 날리듯
보리밭 흰 눈 녹이는
실개울 물소리
살랑이는 버들개지
보드라운 솜털에
노란 입술 달싹이며
의지 간 놓여있던
녹슨 쟁기 황소 앞세우니
겨울 슬금슬금 도망간다
논두렁 양지 켠에 햇살 가득
입에 문 연초록 조우들
이제들로 나가 봄햇살에 시루 올린
흙살 가르고 씨앗을 뿌리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