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와글

어머니에보릿고개

마금봉 2020. 8. 9. 15:50







어머니 보릿고개/산사랑 실겅 광 주리 모시보에 엊혀있는 아이 삶은 보리밥 엄마는 땟물 흐르는 사발에 서너 숟갈 퍼넣고 물 말아 드신 후 고무줄도 끊어진 낡은 몸빼바지 광목천 찢어다 허리춤 동여매고 흰 수건 머리 두른 여윈모습 호미들고 콩 밭으로 나가신다 콩밭 긴고랑 뙤약볕 아래 한숨소리 배어나고 굽어진 허리 더 굽어져 호미질에소금쩍이 허옇게 등에 배던 어머니 서산 해 질 녘 끼니 걱정 태산일진대 검게그 을린 실겅에 놓인 퉁퉁부른 보리밥 솥 밑에 깔고 하얀 쌀 한 줌 얹어 밥 지을 때 보리짚 타닥타닥 불지피는 매캐한 연기에 눈물 훔치며 주린 배 움켜쥐고 아궁이에 쪼그려 앉아 부지깽이 다타도록 상념에 젖어 넋을 놓고 깜박깜박 졸던 우리 어머니에 보릿고개












ㅓ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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