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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운기

경운기/광환이어느덧 반세기45년 전 우리 집재산 한쪽을털어 당시 천하장사반짝거리는 경운기를 사들였다카랑카랑 목소리는 하늘을 찌를 듯우리 전답을 유리알처럼 정지 작업을 했고주위에서도흔치 않은 농기계 선망에 대상이 되는농촌 근대화에커다란 한몫을 담당했다소. 달구지. 사람이 하던 전답 경운작업을몇십 배 빠르고 곱게해치우니 농촌에선 더없는 보물단지였다세월 흘러 이제는 덩치 큰 트랙터에 밀려늙수그레한 고물처럼 텃밭 한구석에 앉아잔소리 대장으로 한몫하고 있지만이른 봄 땅 일구려작은 텃밭에서 부지런 떤다골 골골 헛기침 소리 열나절겨우겨우 밭 일구러 몸뚱아리는어디 하나 성한데 없이 녹슨 민낯으로누가 고려장 데려갈까 두려운지눈치 보듯 밭갈이 열심이다옆집 친구가 십년전에고려장 간게 두려웠나보다업 친대. 겹친 데 엊그제 심..

자작시와글 2025.08.03

노부부이야기

노부부 이야기이봐유 ~저기요, 저기. 나좀 봐유~먼곳에서 딴짓거리 남편을 급히 부릅니다옛날은 그랬다지유넘봄 쑥스러움에 인정미 넘치는 말과 행동이너무 웃긴다고요사랑한다 좋아한다.애정 표현그말과 행동 왜 우리라구 할줄 몰라겟슈그말이 목에가시걸리듯튀어나오지 않드라구그 당시 넘이 보면 흉이 될까 못 부르던 것이이젠 몸에 배여 아무렇지도 않지만요즘 너희들처럼은 안살았다요즘 애들 수치심도 모르고 존경심겸손 지혜 모두다.시궁창속에 버리고 툭 하면 말다툼에눈을 부라리다 이혼을 버릇처럼내뱉고 행동하는 게 느그들 아니더냐우리 세대는 힘들었지만아날로그에 느긋한 한번더 생각하고나누며 양보하고 도우며 행복했지손 편지로 사랑을 나누고 해가 질 녘 며뚜기잡고카톡이 아니라 서로 마주 보며손잡고 놀 수 있는 동무들이 있었다.시냇가 고..

자작시와글 2025.08.03

등산화

등산화/광환이10여 년 전에 산 등산화브랜드라 그 이름 코오롱수년을 신고 다니며 날그롬 한잔 때 낀 너에게 묻고 싶다.그동안 밟아봤던 제일 좋은 산이어디냐고힘은 들었어도코를 부대끼며 오르던 바윗길꽃향기 만발한풋풋했던 심심 (深深)에 오솔길그리움과 함께했던흰 눈 속에 뽀드득 소리가을비 우산속 부대끼며 웃음 짓던 낙엽과뒹굴던 너그 속에서 함께했던 사람들에마음을 너는 기억할 수 있니이제는 밑창까지 너덜너덜해졌지만그동안 너무 소중했던버리기 아까워 손에 들고묻고있다부대끼며 눈물짓던 아픈 사랑 아느냐고

카테고리 없음 2025.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