씀바귀/산사랑
설 한에 햇살은 문살을
움추리게하는데
논두렁 습진 곳에
쌀쌀맞은 햇살과 티격태격
오동통한 뿌리 하얀 즙으로 용트림한다
시샘하던 조우들에
잠자리는 깊은 잠인데
시누년 햇살 먹어도 먹어도 싫지 않은
온기 돋우는 뿌리로 몸 추스르다
몸살 앓던 길게 그린 눈썹
알리 파틱 과시나로 사이드에
쓰디쓴 사랑이
혀끝을 녹일 때
산너머 봄바람이
쫑긋거리는 나목에
숨소리 비껴가며
땅속에 꿈틀대는 널 잡고
이름 표하나 달아 준다
시린 가슴 온기로 뿜어대는
모진 삶을 치마 적삼에 물들이며
사랑꽃으로 거듭나는
봄나물
네 이름 씀바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