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밭 /산사랑
엄동설한 핏덩이로
어이 싹을 틔울까
하얀 서리발빗껴서며
간신히 엄마 젖줄 물고 있는
심장에 고동소리 멎을라
농부들에 발길이
너를 밟고 지나는
서리발에 몸매 으스러지는 소리
너무 안쓰럽구나
참아야 한다 추운 겨울 눈 덮인
포근함으로 위로 삼아
너는 그렇게 삯풍 한설
흙속에 몸을 낮춰 설음 달랬지
종달이가 사랑 찾고
벌 나비가 춤을 추는 춘삼월에
파란 햇살 마셔가며
탐스러운 청보리로
살 찌워 가던 날
태산보다 더 높은
온유 월 보릿고개
주린 배 움켜쥐고 널 바라보는
울 엄마 한숨소리 들으며
너는 그렇게
그렇게 알알이 영글었나 보다
출처 : 산사랑
편집 : 산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