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산에 봄소식/산사랑
아직은 찬바람이 콧대를 높이지만
소한 대한 이지났고입춘이낼모래니
봄기운 이 성큼 동장군을 제친다
수레의산 A코스 너덜지대를 오르다
잠시 숨을 고르다
못 듣던 물소리가 들린다
바위 틈새로 봄기운이 스며
녹아내리는 자그마한 물줄기가
목마름에 간절함을 토해낸다
조금 더 오르니 헬기장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한 포기 억새가
풀어헤친 흰머리로 바람 앞에
사각거림 마음삭히며
봄을 기다리며
헝클어진 흰머리로
겨울 추위를 여미고 있다
음달쪽은 백설이 분분
동장군 비아냥 소리 가
나목에
울부짖음을 달래듯
가끔씩 휑한 바람이
햇살 속으로 사라진다
땀방울 송글 송글 맺히면서
정상에 수리 정에 닿으니
바람이 떠나려 한다
이내 근심도 실려 보내야겠다
예전엔 없던 수리 정
근심수 이 별리 정자정
근심이 떠나는 쉼터라고 한다
누군가에 입에서
또 하나에 전설 같은
수리 정이 탄생한 것이다
산은 사람들을 유혹하거나
부욕도 권력도 없다
그런데 수없이 찾아오는 사람들
가식도포장도 없는 숲 속에
사람들은 자연을부른다
그것이 인간에 본심이던가
본심을 좋아하면서 허와 가식으로 분단장한
삶을
다시 한번 깨달음으로 탈피하여보지만
벗겨도 벗겨도
양파 같은 우리네 인생
허와 욕은 하늘을 찌르는구려
하산길 계곡은 물소리가 더더 욱
활기차다
얼어붙은 골짜기가 기지개를 켜면서
졸졸졸
너 옥수는 어디로 흘러가니
4000여 평에 작은 차곡 저수지에
분단장을 하고
흘러 흘러 한강으로
바다로 여정에 긴 목으로 소리 높여 너또한
인간이 풀어놓은 허와 욕에
잔재로 오염되어
흘러가겠지......
충북 음성군 차곡리, (차평리 수리들 인근에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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