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와글

춘설

마금봉 2021. 2. 21.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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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설/산사랑 우수(雨水) 가지난 엊그제 눈이 내렸습니다 아직 복숭아 전지를 못하고 차일 마루다 오늘은 과수원을 한 바퀴 돌아봅니다 찬바람이 볼때기를 할퀴듯 지나갑니다 그래도 바닥에는 벌써 파릇한 꽃다지가 돋아나고 눈 속에서 파릇한 미소로 반깁니다 이제 머잖아 꽃을 피우고 냉이. 쑥. 이 아지랑이 보쌈하여 풋풋함을 온 과원에 뿌려 놓을 것입니다 기승스러운 흰 눈은 이내 우수에 쫓겨 촉촉이 눈물처럼 바닥으로 스미며 봄을 더더욱 재촉합니다 잔뜩 움츠렸던 냉동에 시간들 깊은 잠을 깨우던 봄바람에 흙속에서 희미하게 소리 지르며 웃고 있는 아이 적 미소가 들썩들썩 밑바닥에 봄내음으로 시루떡처럼 몽실몽실 피어나고 있습니 코로나 19로 꽁꽁 얼어붙은 우리 일상도 눈녹듯이 봄 향기속에 대지에짓푸름으로 활기찬 내일이 다가오길 기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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