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옛집

마금봉 2021. 4. 13. 22:11

 

 

 

 

 

 

 

 

 

 

 

 

 

 

 

 

 

 

 

 

 

 

 

 

 

 

 

 

 



옛집/산사랑
유일한 유실수 대추나무 한그루가
유년에 허기진
입맛을
유혹하기에 충분했다
가을 이 되면 알알이 영근
부모님이 조상님 제상에 올릴
애지중지한 대추가
어느 결에 하나둘
없어지고
맨꼭대기에
푸른색과 붉은색으로 얼룩 되어
몇 알 갱이만이
햇살 속에 반짝인다
뒷곁아카시아 나무로 둘러친 담
바로 옆에 장독대가 있고
부엌에서 나오는 설거지물
 하수도랑은
 늘 습하고 지저분한 살림에
쾌쾌한 냄새 속에서도 봄이면
미나리 가방긋이봄을 알린다
지금이야 세제로
엄두도 못 내지만
그 시절 하수는 단순 지저분할 뿐
습지식물로 정화가 가능했다
도랑 넘어 텃밭 먹거리 열무가 파. 배추씨앗 뿌려
여름 겉절이용으로 입맛을 돋우고
저녁이면 멍석 깔고 자리에 누워 더위 식힐 때
유난히도밝은 별빛에
은 하강이 길게누워무리져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고
봉당에는 줄 자리 밑에 황토 냄새와
겨우 내청소라지 잡아먹은 구재가
코끝에 밀려드는
우리 집은
 언제나 모기가 기승을 부린다
시커멓게 그을린 부엌에
여기저기 그을음 거미줄이
가끔씩 불어주는 바람에 흔들 거림이
을씨년스럽기까지
했지만
가마솥뚜껑 위에 닭들이오가며 싸는 곤닭기똥은
예사로운 풍경이었지
그 시절은 그랬지! 대 문밖 풀벌레 소리
뒷산에 부엉이 소쩍새 소리가
한밤을 알리고
깊은 밤 야기 끝에
굴속 같은 삼간 집에  새끈대는
식솔들에 참새 새끼
숨소리는 언제나 천만금 같은 소중했던
둥지 로그 곳을 떠날 줄 몰랐던
지지고 볶던  보릿고개 시절
그 속에서도
사랑 과정이그득하고풍 성했던
요즘 아이들 어이 알까
지금도 세월이 버리고 간
그곳에 누워
그리움 하나 주워 들고
옛집에 아릿한  추억 속에
편안함으로 마음을 달래곤 하지
이제 세월 이준  서리꽃이
사각거리는 심장을 움켜쥐고
그리움을 챙긴  옛 주머니가
새록새록
움켜쥔 욕심에 손을 펼쳐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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