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와글

아내

마금봉 2019. 12. 22. 16:31





아내/산사랑 잠자리에 누운 아내 아이고 팔이야 끙끙대며 어찌할 줄 모른다 온갖 거친 삶을 헤처온 곱 던 모습 주름진 계곡 속에 흘러내리는 질곡 같은 잔재에 신음소리 40여 년에 긴긴 세월 여기저기 삐걱이는 관절 날이면 쉴 새 없이 심신을 혹사시킨 세월 이준 선물 삭신에 고통을 호소하는 앎음에소리 삶에 무게를 지탱해온 거칠어진 손마디 우리에 지금을 잉태한 모습이다 난 잠시 손과 팔다리 주무른다 오늘도 아내는 짧은 잠으로 꿈속에서 고통을 달래 보듯 눈을 감는다 잠든 아내 손등에 입을 마춘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이란 걸 깨닫게 해 줘 고맙다고

윤태규-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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