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산사랑
잠자리에 누운 아내
아이고 팔이야
끙끙대며 어찌할 줄 모른다
온갖 거친 삶을 헤처온
곱 던 모습 주름진 계곡 속에
흘러내리는 질곡 같은 잔재에
신음소리
40여 년에 긴긴 세월
여기저기 삐걱이는 관절
날이면 쉴 새 없이 심신을 혹사시킨
세월 이준 선물
삭신에 고통을 호소하는
앎음에소리
삶에 무게를 지탱해온
거칠어진 손마디
우리에 지금을 잉태한 모습이다
난 잠시 손과 팔다리 주무른다
오늘도 아내는
짧은 잠으로 꿈속에서
고통을 달래 보듯 눈을 감는다
잠든 아내 손등에 입을 마춘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이란 걸
깨닫게 해 줘 고맙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