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와글

낮술

마금봉 2021. 5. 16. 19:06

낮술/산사랑 멀쩡한 대낮에 술독에 빠져보셨나요 기분 또한 어떠셨나요 맨 정신에 감히 할 수 없는 일을 홧김에내뱆지도 못할 말을 내키는 대로 할 짓은 절대 아니고 좁쌀스런 자존심 하나 거머쥐고 구미 당기는곳에휘둘러 될 대로 돼라 세상사 엮어 털어놓고 양념으로 버무린 정신 먹음직스레 눈앞에 어른어른 꿀꺽꿀꺽 건 갈이 뱀이 넘어갈 때 그 술 또한 얄궂게도 입맛 당기네 갈지자 흐릿한 취기 가는길껄쩍이는인생사 깔고 앉아 부풀대로 부푼 간덩이가 잡스런 세상사 걷어차며 꿈결 같은 취기에 황홀함 멀쩡한 낮술과 손잡고 마음 나눠보지만 낮술이란 놈 넌 나에기 막힌 친구 괴심츠레 옷자락에 흘린 대낮 잔재는 꼬부라진 혀로 허공만을 휘휘 젖는 작심삼일 버리지도 못하는 애꿎은 나에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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