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술/산사랑
멀쩡한 대낮에
술독에 빠져보셨나요
기분 또한 어떠셨나요
맨 정신에 감히 할 수 없는 일을
홧김에내뱆지도 못할 말을
내키는 대로
할 짓은 절대 아니고
좁쌀스런 자존심 하나 거머쥐고
구미 당기는곳에휘둘러
될 대로 돼라
세상사 엮어 털어놓고
양념으로 버무린 정신
먹음직스레 눈앞에 어른어른
꿀꺽꿀꺽 건 갈이 뱀이 넘어갈 때
그 술 또한 얄궂게도
입맛 당기네
갈지자 흐릿한 취기
가는길껄쩍이는인생사 깔고 앉아
부풀대로 부푼 간덩이가 잡스런
세상사 걷어차며
꿈결 같은 취기에 황홀함
멀쩡한 낮술과 손잡고 마음 나눠보지만
낮술이란 놈 넌 나에기 막힌 친구
괴심츠레
옷자락에
흘린 대낮 잔재는
꼬부라진 혀로 허공만을 휘휘 젖는
작심삼일
버리지도 못하는
애꿎은 나에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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