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가/산사랑
동네 외진 곳 허술한 외딴집
이름 모를 객지에서 요양 차 살던 노인
지병으로 작고하고
풍상에 시달려 몇 년 사이
폐가가 되었다
여름날엔 무성한 잡풀이
극성을 부리고 한 밤엔
풀벌레 날짐승들이 뜨락 마당에
둥지를 튼다
어디선가 날아온
플라스틱 그릇이
여름철 장마 때 이리저리 둥글다
주인인 양 마당 구석찰랑찰랑
빗물가득
자리를 튼다
밤이면 별빛 달빛
주워 담고
낮이면 풀벌레 알 주어 담더니
언제부터 물장구치며
주인 없는
그 자리를 벌레들이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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